2008.10.30일 신문 스크랩 2 Edited By the Media

내가 한창 영어공부할때는 코리아헤럴드나 미 시사주간지 타임 등을 읽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참 어처구니 없다. 코리아헤럴드는 '이게 과연 신문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논조의 균형 감각이 없는 매체다. 조선일보도 코리아헤럴드에 비하면 한침 양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타임지는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매체인데다가, 문체도 평이한 문체보다는 난해하고 현학적인 문체를 즐겨 쓰는 성향이 있어 어지간한 실력을 갖춘 학습자가 아니고서는 어학용으로 사용하기 적합치 않다. 

그래서 내 딴에는 단어나 표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각적으로도 균형있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영국의 가디언이나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같은 진보성향의 신문을 많이 접하려고 노력했었다. CSM이 인쇄를 멈춘다는 소식에 공부하던 기억이 나서 이렇게 몇줄 적었다.    

공짜경제를 공짜경제라 부르지 못하고 이름도 생소한 페이프리라고 불러야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마치 매그넘코리아전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공짜경제든 페이프리든 이런 말에는 어폐가 있다. 뭐가 공짜란 얘긴지? 공산주의로 가자는 얘기인가?

기자도 찜찜했나보다. 기사 말미에 '정말 공짜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참 궁색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왜 제목은 저리도 쌔끈하게 지어 올리셨을꼬.

내가 무식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다소 의아해지는 칼럼이다. 보도전문 채널이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필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CNN은 뭐고 알 자지라는 뭐지? 그리고 백번 양보해 필자의 주장대로라고 하더라도 문제를 삼으려면 YTN과 MBN 둘 모두를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위의 글은 논점이 분명하지 않다. 보도전문채널이 권위주의 유산이니 없애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진입장벽을 허물어 더 많은 보도전문채널이 생겨야 한다는 것인지? 앞에서는 정권 교체때마다 휘둘려 파행방송의 가능성이 우려된다더니, 뒤에 가서는 시청자들이 성숙해 양질의 뉴스를 알아서 골라볼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아래의 기사 전문을 보면 필자가 말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눈치챌 수 있다.

위 기사 전문 보기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조선 중앙 같은 신문사에게 보도채널을 허가하라는 거구만.

기자가 주장하고 있는 '합리적 소비'란 결국 서민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기업을 위한 소비다. 위기가 닥치면 서민들은 할 일이 많아진다. 가진 것 없어도 합리적 소비도 해야하고, 금이나 달러 모으기 운동에도 참여해야 한다. 그 앞을 진두 지휘하는 것이 바로 이런 언론들이고, 그들의 뒤에는 기업들이 있다. 기자에게 내 감히 말한다. 어디서 감히 '합리적 소비' 따위를 입에 올리는가? 이 따위 글을 쓸 여력이 있다면 불황기를 버티기 위해 투자를 줄이고 손쉽게 인력감축을 선택하는 식으로 '마른 수건'을 계속 쥐어짜고 있는 기업들에게 '합리적 투자'를 먼저 권함이 마땅하지 않은가? 

'마른 수건 더 짜라' 기업들 비상 경영

'아름다운 우리 말을 쓰자'는 식의 당위적인 주장 말고도, 이런 국적불명의 영어 이름을 학교에 쓰지 말아야 할 '실용적' 이유가 있다. 순간의 유행을 좇아 이런 식으로 지어지는 이름들은 몇 년만 지나도 유행에 떨어지는 이름이 된다. 그러면 그때는 그때의 유행을 좇아 또 새로운 학교 이름을 만들 것인가? 학교 이름이 무슨 음료수 이름도 아니고....  
 

위 기사 속 일러스트를 보고 있자니 모자 쓰고 앉아 있는 사람이 조선일보고, 네이버의 광고료 인상을 배아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프라인의 독점과 온라인의 독점(온라인에서 독점이란 말을 쓸 수 있는 지 모르겠지만)은 같은 잣대로 취급할 수 없다. 오프라인 독점은 유통망의 독점으로 소비자의 선택권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독점은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지 않다. 어떤 네티즌도 억지로 하는 수 없이 네이버에 접속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경제에서 공급이 제한적인데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네이버가 광고료를 인상해도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네이버에 광고하기를 원하고 있다. 지금 조선일보는 시장경제를 부정하자는 것인가? 

지난 촛불시위에서도 조선일보는 온라인 매체들에 강한 적대감을 보여준 바 있다. 그 적대감은 촛불시위를 넘어서 온라인 매체 자체에 대한 적대감이었다. 온라인 매체가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 미래의 적으로 보였던 것이 아닐까? 

조선일보여, 배가 아프면 배가 아프다고 해라. 너희들은 자타칭 '대한민국 1등 신문'으로서의 지위를 광고시장에서 남용한 사례가 없느냐? 

지난 주에도 이와 같은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 사마르칸트 여행기사를 여러 개 본 기억이 있다. 왜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기사가 쏟아질까? 냄새가 난다.

가만있자. 최근 TV CF에서 대한항공의 우즈베키스탄 나보이공항 프로젝트 광고를 많이 하던데....혹시 이와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기사 말미에 대한항공을 이용해 이들 관광지로 가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필시 대한항공에서 일간지 여행담당 기자들을 모아서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시켜준 것이리라. 자료나 사진도 모두 제공 받았겠지. 우즈베키스탄 가서는 신나게 놀구 말이야.

아니라구? 그럼 왜 아시아나 항공이나 우즈베키스탄 항공은 소개 안하셨나?

이런 기사 보면 기자질 하기 참 쉬워 보인다.
 
하지만 기자님들, 내가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페이프리' 또는 '공짜경제'는 없거든요...당신들이 외국 나가서 실컷 놀고 기사도 거저 먹은 것 같지만 대한항공이 바보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당신네들 좋은 일만 시켰겠소? 이 먹이 사슬에서 최대 피해자는 물론 독자요. 왜 독자는 신문료를 지불하면서 이따위 더러운 '윈-윈'관계에서 생겨나는 기사를 읽어야 하오?

같은 아이템을 다루더라도 어떤 앵글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독자가 받는 느낌은 달라진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기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함정이 숨어있는 것이다. 

위의 기사에서 기자는 왜 1등보다 꼴등에 더 관심이 많았을까? 어떻게든 공중파를 흠집내고 싶어하는 그 간절한 마음이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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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송아로미 2009/01/09 23:53 # 삭제 답글

    신문 스크랩에 대해 알아보려고 들리게 되었네요 자기의견도 잘 적으신거 같고..
    본받고싶내요 스크랩 잘할 수 있는 방법없을까요?
  • imago 2009/01/12 13:17 # 답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스크랩 잘하는 방법요? 뭐 별다를게 있을까요....다른 사람의 잣대가 아니라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송아로미 2009/01/16 22:46 # 삭제 답글

    댓글 감사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 dlwlgns 2009/02/01 12:35 # 삭제 답글

    정말 멋진 신문 스크렙이네요 정말 멋져부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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