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하나인데 찍은 기자는 여럿이네
2008.7.22일자 신문 스크랩에서 지적했던 부분인데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추가로 나와 아예 따로 포스팅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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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청와대에서 있었던 지역발전정책 추진보고회를 22일자 언론들은 대부분 중요하게 다뤘다. 그 내용을 다룬 어느 신문 지면을 보다가 회의석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윗옷을 벗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았다. 윗옷을 벗는 행위는 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실용을 추구하는 이미지를 던져주고, 웃는 얼굴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던져준다. 뭐 보수신문이니 당연히 그러한 사진을 골라서 실었겠거니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다른 신문 두 군데에서 앞의 것과 비슷한 사진을 보게 됐다. 너무 비슷해서 다시 비교해보니 이건 비슷한 것이 아니라 똑같은 사진이었다. 

혹시나 하고 인터넷으로도 찾아보니 같은 사진에 다른 사진기자 크레딧을 단 언론이 또 있었다.


조선일보 사진

중앙일보 사진

한국일보 사진

동아일보 사진


위 사진들은 아무리 꼼꼼히 살펴봐도 모두 동일한 사진이다. 사진마다 각자 색보정을 하고 크로핑(cropping)을 했을 뿐이다. 아무리 바싹 붙어서 같은 앵글에서 촬영을 한다고 해도 저렇게 똑같은 사진이 나올 수는 없다.

문제는 같은 사진을 썼는데 신문마다 사진 크레딧에 달린 기자 이름은 각각 다르다는 사실이다. 누가 진짜 사진을 찍은 사람이고, 누가 남이 찍은 사진에 자기 이름을 올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최소한 3명의 사진기자는 보도 윤리상 과오를 범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4명 모두 잘못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알기로는 청와대는 공동 취재 풀이 있어서 그 풀에 속한 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갖다 쓸 때는 '청와대 공동취재단' 뭐 이런 식으로 사진 크레딧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니면 연합뉴스나 뉴시스와 같은 통신사 사진을 받아 쓴다면 당연히 해당 통신사의 크레딧을 달아주는 것이 맞다. 이번 사진에 달린 각기 다른 4개의 크레딧이 만약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 경우라해도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된다.

어떠한 경우라도 사진기자가 자신이 찍지 않은 사진에 자신의 이름을 달아야 할 이유는 없다.

아니면 혹시 내가 알지 못하는, 저렇게 같은 사진에 각자 크레딧을 달아야하는 상황이 있는 것일까? 
by imago | 2008/07/22 11:36 | Edited By the Media | 트랙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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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NOH, Suntag at 2008/07/22 12:23

제목 : 옷 부터 벗고 합시다....
늘 지적 당하면서도, 늘 고치지 못하는 한국 사진기사님들의 고질병.... 사진은 하나인데 찍은 기자는 여럿이네...more

Commented by crystalsky at 2008/07/22 17:09
음... 이런 것도 있었군요. 기자윤리 -_-;;; 란 단어를 모를 수도 있단 생각이... 쩝...
Commented by 무설탕 at 2008/07/22 17:32
뭐 이쁜 사진이라고 보도윤리를 어겨 가면서까지 저런 짓을 하죠?
아, 직접 가서 보기가 싫었던 건가.. 참..... 재밌네요
Commented by 정암 at 2008/07/22 17:46
기자들이 풀제를 운영할수도 있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여러명이 들어가지 못하니까 대표로 기자 와 사진기자가 들어가서 기사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공동취재 같은거지요.. 풀제 운영은 기자단이 협의해서 순번제로 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만 혹 그래서 그런가 아닌가 싶네요...
Commented by peter153 at 2008/07/22 17:57
기자단에서 풀을 하더라도 그냥 자기 사진기자들 이름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imago at 2008/07/22 18:04
제가 위 글 말미에 말씀드린 것처럼 풀 사진이라면 크레딧을 풀로 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 관행적으로 자사 사진기자 이름을 달았다면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Peripeteia at 2008/07/22 18:55
청와대같이 큰(?) 출입처는 춘추관 소속 출입기자가 따로 있지만 행사마다, 행사 장소마다 넘처나는 기자들로 인해서 행사 시작 전에
사진기자들끼리 "이번엔 어디 어디가 풀 합시다!"라고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고 여건이 마련된다면 그냥 다 같이 찍죠. 자기 바이라인 넣는 그림인데.
그런데 장소가 협소하다든지, ENG에 걸리는 구도라든지 사전에 프레스 라인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사진기자들과 경호원들과 방송카메라기자들과의 합의가 된다면
청와대 출입기자 중에서 몇 명만 현장에 남고 나머지는 풀에 올라온 사진을 씁니다.
위 행사와 같은 경우 청와대 내부에서 열린 행사 전달의 의미가 크기때문에 오히려 이런 취재 방식이 효율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풀의 이름을 쓰지 않는 이유는 말씀드린 것처럼 풀이 공식적으로 형성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청와대 외부에서 열린 행사의 경우에는 청와대공동사진기자단의 이름으로 올라오는 데
그것은 위에서 보이는 효율적 방식을 구체화, 공식화시킨 것이구요, 해외 순방 등 대통령 참여 행사마다
언론기관별로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기 때문에 풀의 이름을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기자 윤리라기 보다는 취재 환경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군요.
Commented by imago at 2008/07/22 19:09
Peripeteia님/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사진기자 입장에서는 제가 하는 말이 억울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자들 입장입니다.

신문은 기자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자 사정이야 어떻든 최종 결과물인 지면은 독자들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독자들이 똑 같은 사진에 서로 다른 기자 크레딧이 붙은 것을 그런 세세한 사정까지 이해해가면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에 '청와대공동사진기자단 제공'이라는 크레딧을 붙였을 때 무슨 문제가 생기나요? 저는 별 문제 없다고 생각됩니다만....자신의 작업물에만 자신의 이름을 거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원칙입니다. 더군다나 팩트를 가장 소중히 해야하는 언론에서야 말할 것도 없지요.

기자들이 제 말에 억울하게 생각된다면 그건 이 문제를 독자가 아닌 자신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태까지 그렇게 해왔는데 니가 뭔데 딴지냐고 말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관행에 의한 일종의 불감증이 아니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으니까 당연하다고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는 것이죠.
Commented by at 2008/07/22 22:31
기자가 찍은 사진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국가나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보도자료 제공용으로 배포한 사진이 많습니다. 저도 그런일을 하구요. 이럴경우는 거의 99% 기자 본인의 이름을 걸고 사진을 올립니다.
Commented by mc부렁 at 2008/08/01 14:39
궁색하게라도 이해해보려면..

청와대 공동사진기자단 그중에서도 중앙일보의 오종택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각사의 사진기자들이 사진에 대한 설명기사를 적었고 그것에 자신의 크래딧을 붙였다면 이해가 가네요.

중앙일보만 사진=000기자로 표기했지 다른 기사에는 사진설명에 대한 크레딧을 달았을 뿐이라는 것이죠.
사진에 대한 설명도 분명 기사로 분류되고 있지 않습니까?

중앙일보만 본사 기자가 직접 찍었다면 위의 상황을 이해 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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