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방 : 우리 시대 대표 작가 6인의 책과 서재 이야기 박래부 글 박신우 사진 안희원 그림 서해문집 2006 책깨나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서재에 대한 로망을 지니고 있다. 나도 그런 꿈을 늘 꾸어왔다. 발 디딜 틈 없이 온 벽이 책장으로 가득찬 서재에서 퀴퀴한 종이 냄새를 맡으며 스탠드를 켜놓고 책을 읽는 꿈. 작가들은 그런 꿈을 직업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 책은 책 애호가들의 로망에 대한 대리 체험을 제공하며, 그게 아니더라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가들의 가장 사적인 공간을 들여다본다는 의미에서 독자들이 지니고 있는 일종의 관음증(?)을 해소해 준다. 마치 연예인들이 방송이나 여성잡지를 통해 자신들의 집을 공개할 때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연예인들은 그렇게 집을 공개할때 인테리어 업체 등으로부터 많은 협찬을 받는다고 하던데, 이 책에 서재가 소개된 작가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이 책에는 여섯 명의 작가 서재가 소개되어 있는데,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강은교, 공지영, 신경숙 작가의 서재에 대한 얘기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갖고 있는 이들 작가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데, 강은교 작가는 왠지 국어 교과서에 실릴 것 같은 '무난한' 글만 쓰는 작가 같고, 공지영 작가는 이 책에 나온 인터뷰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왠지 그를 생각하면 학생운동, 페미니즘 같은 단어가 떠오르는데, 문제는 그 뒤에 상업성이란 단어가 같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잘못은 아니지만,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는 그의 책들이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때, 한결같이 그의 '미모'를 강조하는 책 광고가 눈에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다. 신경숙 작가의 경우 그의 여성적인, 너무나 여성적인 작품세계가 솔직히 내게는 지루하게 느껴지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반면 이문열 작가는 그의 정치적 성향이 어떠하든 내가 20대에 가장 뜨겁게 읽을 수 있었던 글들을 쓴 사람이고, 김영하 작가는 왠지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서재가 아닌, 팡팡 튀는 감성의 서재를 갖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김용택 작가의 서재는 왠지 섬진강 자락에 자리하고 있을 것만 같은데, 상상만 해도 너무 운치있는 풍경이라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만하면 취재도 충실하고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도 이 책을 집어들 독자들의 기대를 크게 저버리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매니아급에 도달한 책 애호가들, 특히 책의 내용 뿐 아니라 책의 물리적인 부분(종이 재질, 표지 형태, 제본 형태 등) 이나 서재의 가구적인 측면에도 관심 (나는 이러한 취향을 '북 페티시즘(book fetishism)'이라고 이름붙여 봤다) 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에 소개된 작가의 책읽기나 서재 자체에 대한 얘기가 충분하게 느껴지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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